객체지향 패러다임

객체지향 패러다임은 지식을 추상화하고 추상화한 지식을 객체 안에 캡슐화함으로써 실세계 문제에 내재된 복잡성을 관리하려고 한다. 객체를 발견하고 창조하는 것은 지식과 행동을 구조화하는 문제다. - 레베카 워프스브록(Rebecca Wirfs-Brock)[Wirfs-Brock 1990]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목적은 현실 세계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 병에 담긴 액체를 마시거나 버섯의 한쪽 부분을 먹거나, 상자 속의 케이크를 먹거나 버섯의 반대쪽 부분을 먹는 행동으로 자신의 키를 변화시켰다. 이를 통해 앨리스의 행동에 따라 앨리스의 상태(키)가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행동이다.
(ex. 케이크를 먹는다.(행동) → 키(상태)가 커진다.)

행동의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상태다.
(ex. 현재 키는 130cm이다.(상태) → 케이크를 먹는다.(행동) → 키가 150cm 더 커졌다. → 그래서 키가 280cm가 되었다.(행동의 결과))
즉 행동을 하기 전의 상태가 행동을 한 후의 상태를 결정한다. 따라서 행동의 결과는 상태에 의존적이다.

앨리스의 키가 커지거나 작아져도 앨리스는 앨리스다. 따라서 앨리스는 상태 변경과 무관하게 유일한 존재로 식별 가능하다.

객체

객체란 식별 가능한 개체 또는 사물이다. 객체는 구체적인 사물일 수도 있고, 추상적인 개념일 수도 있다. 객체는 구별 가능한 식별자(identity), 특징적인 행동(behavior), 변경 가능한 상태(state)를 가진다. 소프트웨어 안에서 객체는 저장된 상태와 실행 가능한 코드를 통해 구현된다.

상태의 필요성

객체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는 그 시점까지 객체에 어떤 일이 발생했느냐에 좌우된다. 즉 어떤 행동의 결과는 과거에 어떤 행동들이 일어났었느냐에 의존한다. 하지만 과거 행동의 이력을 통해 현재 발생한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는 방식은 복잡하고 번거로우며 이해하기 어렵다.

상태를 이용하면 과거의 모든 행동 이력 없이 현재를 기반으로 행동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ex. 현재 앨리스의 키가 240cm이다. → 정원 문을 통과하는 행동을 하면 → 통과에 실패할 것이다.)

따라서 상태는 세상의 복잡성을 완화하고 인지 과부하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개념이다.

상태와 프로퍼티

숫자, 문자열, 양, 속도, 시간, 날짜, 참/거짓과 같은 단순한 값들은 객체의 상태(특성)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그런데 단순한 값이 아닌 객체를 통해 상태를 표현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태의 일부를 객체로 표현하면 된다.
(ex. '양'이라는 상태를 가지는 음료 객체를 앨리스 객체와 연결시켜서 앨리스가 음료를 들고 있다는 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

이때 객체의 상태를 구성하는 모든 특징(키, 위치, 양..)을 통틀어 객체의 프로퍼티(property)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프로퍼티는 변경되지 않고 고정되기 때문에 정적이다. 반면 프로퍼티 값(property value)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경되기 때문에 동적이다.

아까 음료 객체와 앨리스 객체를 연결시켰던 것과 같이 객체 간 의미 있는 연결을 링크(link)라고 한다. 객체들은 링크를 통해서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협력이 가능하다). 즉 링크는 객체가 다른 객체를 참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일반적으로 한 객체가 다른 객체의 식별자를 알고 있는 것으로 표현된다.

객체의 상태

상태는 특정 시점에 객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집합으로 객체의 구조적 특징을 표현한다. 객체의 상태는 객체에 존재하는 정적인 프로퍼티와 동적인 프로퍼티 값으로 구성된다. 객체의 프로퍼티는 단순한 값과 다른 객체를 참조하는 링크로 구분할 수 있다.

객체는 다른 객체의 상태에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도 없고, 상태를 변경할 수도 없다. 행동은 다른 객체로 하여금 간접적으로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객체는 스스로의 행동에 의해서만 상태가 변경되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객체의 자율성을 유지한다.

상태와 행동

객체의 행동은 부수 효과(side effect)를 초래한다. 즉 객체의 행동은 객체의 상태를 변경시킨다. 여기서 행동의 결과는 객체의 상태에 의존적이다. 따라서 상태와 행동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 객체의 행동은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 객체의 행동은 상태를 변경시킨다.

협력과 행동

객체가 다른 객체와 협력하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객체에게 메시지로 요청을 보내는 것이다. 요청을 수신한 객체는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 적절한 방법에 따라 행동한다. 따라서 객체의 행동은 객체가 협력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객체의 행동은 아래 두 가지 관점의 부수효과를 명확하게 서술해야 한다.

  • 객체 자신의 상태 변경
  • 행동 내에서 협력하는 다른 객체에 대한 메시지 전송

객체의 행동

행동이란 외부의 요청 또는 수신된 메시지에 응답하기 위해 동작하고 반응하는 활동이다. 행동의 결과로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변경하거나 다른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객체는 행동을 통해 다른 객체와의 협력에 참여하므로 행동은 외부에 가시적이어야 한다.

상태 캡슐화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모든 개게는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관리하는 자율적인 존재다. 따라서 앨리스가 직접적으로 음료의 상태를 변경시킬 수 없으며, 음료에게 자신이 음료를 마셨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만 있다. 그러면 음료는 스스로 양을 줄인다.
이렇게 상태를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고 행동을 경계로 캡슐화하는 것은 객체의 자율성을 높인다.

참고 문헌

  •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 조영호 저 / 위키북스 / 2022년 01월 27일